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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28살이 되어서야 읽기 시작했다.

by kutique_love 2018.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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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읽기 전에는 잘 말린 식물의 섬유질에 불과하다. 
한 장은 무척 가볍다. 
읽으며 문장을 맛보지 않으면 의미 없이 가벼운 채로 남는다.

읽기는 마치 종이 같다.

계절학기 수업의 일환으로 종이 만들기 강좌를 들은 적이 있다. 종이를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식물을 잘게 찢어 물에 불린 후 평평하게 만들어 채로 거른다. 
한 문장으로 쓰인 이 과정은 귀찮고 오래걸리는 노동을 필요로 한다. 과정마다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다. 그렇게 만들어진 종이 한 장. 직접 만들어보면 무게가 가볍지 않다. 그 위에 쓰인 글자도 마찬가지로 알기 전에는 무게를 실감하지 못한다. 하지만 어떤 글은 읽을수록 묵직하게 머리를 내려친다. 의미가 생겨버린다. 스스로도 못 찾던 삶의 길을 제시하기도 한다. 

겨우 종이 한 장 주제에 꽤 충격적인 일이다. 5g에 인생이 바뀔 수 있다니 
읽기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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