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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282

일상의 아름다움 | 영화 American Beauty 아무렇지도 않은 부분에서 문득 눈물이 날 때가 있지 않은가? 영화를 보다가 누군가에게 설명하기 어려울만큼 지극히 평범한 부분에서 눈물이 터진다. 그런 장면을 마주칠 때가 있다.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스며드는 기분이 들 때. 대게는 과거의 경험이나 결핍 혹은 일상에서 느껴보았던 감정이 떠올라서이다. 아메리칸 뷰티에서 비닐봉투가 바람에 휘날리는 장면이 그러했다. 설명할 수 없지만 아름답다고 느꼈고 코 밑이 시큰거렸다. 캠코더를 들고 다니며 항상 일상을 촬영하는 리키가 자신이 좋아하는 제인에게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말한다. 그날은 마치 첫눈이 내릴 듯했어. 공중엔 자력이 넘실댔고, 춤소리가 들렸어. 저 봉지는 나와 춤을 추고 있었어. 같이 놀자고 떼쓰는 애처럼. 무려 15분 동안이나... 2019. 8. 13.
맛없는 도시락에 대한 기억 # 맛없는 도시락에 대한 기억 강렬한 빨간색이 가장 먼저 기억난다. 어릴 적 좋아하던 *‘러그래츠’ 캐릭터가 그려진 네모난 플라스틱 상자.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용한 도시락통이다. 가벼워서 흔들면서 재밌었던 기억은 나는데 이상하게도 뭘 먹었던 기억이 전혀 떠오르지 않아서 엄마에게 물어봤다. “엄마, 어릴 때 도시락 싸줬었잖아. 그 빨간 도시락통. 안에 뭐 넣어줬어?” 엄마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떠올리는데 잠시 시간이 필요하단다. “아, 다른 애들 도시락 반찬 따라 했지 뭐.” 내뱉은 대답은 퍽 싱거웠다. 사과, 바나나, 샌드위치와 우유 같은 것들을 넣어줬다고 한다. 당시 *미국 아이들이 보편적으로 가져오던 점심 메뉴를 그대로 베낀 것이다. 마늘이나 김치냄새를 못 견디는 친구들을 위한 .. 2019.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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